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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시사와 정치

by 전하진(全夏辰) 2020. 8. 1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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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COVID 19)가 온 세상을 감염으로 물들이고 있다. 작년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은 아직 그 정점을 찍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미 전 세계적으로 누적 확진자가 2,000만 명이 넘고 사망자도 80만 명에 가까워지는 엄청난 위세로 우리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매일 15만 명 가까운 확진자와 3천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어 코로나 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암울한 전망이 지배적이며, 현재 세계 질서의 두 축이라 할 수 있는 중국과 미국에서의 감염 현황은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확산되었고 또 확산되고 있다. 지구촌을 한 순간에 마비시키고 있는 코로나 19의 힘은 미세한 존재들의 반란이다. 역사 이래 창궐한 몇 차례의 세계적 대유행병에 수천만 명이 희생되기도 했지만, 문명이 발달하고 의료 기술이 상당한 이 시기에 발생한 코로나 19는 아직도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앞으로도 상당 기간 많은 피해가 예상된다. 이러한 전세계적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코로나 19가 종식되고 나면 우리 세계는 과연 어떻게 변화되어 있을까?

인류 문명이 그 첨단을 보이며 눈부신 전망을 쏟아내던 이 시기에 눈에 보이지도 않는 아주 미세한 바이러스가 지구촌을 흔들며 엄청난 변혁의 물꼬를 틀고 있다. 정치와 경제 분야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사회와 교육에 있어서도 상당한 변화가 초래될 것이다. 그러한 변화의 흐름을 관통하는 큰 물줄기는 지배적인 패러다임의 소멸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아닐까 한다. 물론 코로나 19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인한 패러다임의 전환은 이미 시작되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그 전환이 더욱 가속화되고 확산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마 인류는 코로나 19 이전의 시대로 다시 되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이번 코로나 19 사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엄청난 혁신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코로나 19가 가져올 변화의 가장 큰 부분은 기존 질서의 해체와 기득권의 붕괴가 아닌가 한다. 세계 질서의 두 축이 바이러스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소위 선진국 대열에 속하던 유럽의 여러 나라들도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루에 수만 명의 확진자가 추가되고 매일 수천 명이 사망하고 있는 나라들을 과연 선진국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들이 표방하던 개인의 자유는 때 늦은 이동 제한과 봉쇄로 이미 허공 속에 사라져 버렸다. 세계가 하나의 보이지 않는 거대한 연결 속에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단순한 개인 영역의 확보만을 추구하던 자유라는 신념은 이제 그 효용 가치가 퇴색되고 말았다. 제국주의 시대의 권위적 유산들이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그 잔해마저도 사라지고 말 것이다. 소위 서구 열강들의 몰락과 홍익인간을 추구하는 새로운 강국들의 출현이 가시화될 것이다. 지금까지 G7이니 G20이니 하면서 나름대로 선진국임을 자처하던 나라들의 브랜드는 추락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며 세계 선도국으로서의 브랜드를 지닌 국가나 기업의 도래가 현실화될 것이다.

정치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경제 분야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과거 엄청난 재난으로 전 세계를 공황에 빠지게 했던 위기 상황 속에서 살아남은 기업이나 국가들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낸 경우처럼 이번 코로나 19도 브랜드 가치 전환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지금 세계 경제는 공황 아닌 공황 사태에 빠져 있다. 유가가 폭락하여 마이너스 가격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외부 활동의 중단으로 인한 대량 실업으로 유례없는 불경기가 도래하였다. 모든 나라의 경제 성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암울한 한 해를 보내야 될 형편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경제는 그나마 최소한의 마이너스 성장에 그친다는 전망이 있어 위기 속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을 예측하고 있고, 국가 경쟁력이나 신용 평가 등급에 있어서도 현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매우 희망적이다. 지금부터라도 코로나 이후를 대비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브랜드를 발굴해 내는 데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이번 코로나 19 사태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아마 사회 활동의 위축과 인간관계의 거리감 형성이 아닌가 한다. 세계적 감염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유일한 방법인 사회적 거리 두기가 코로나 이후에도 어떤 형태로든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코로나 19와 같은 팬더믹 사태의 창궐이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가능성이 사라지지 않는 한, 제2 제3의 코로나에 대비하는 비대면적 사회 관계망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지금도 세계적으로 소셜 네트워크를 선도하는 소위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지배력이 훨씬 더 강해지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학 기술의 발달과 네트워크 산업의 극대화로 인해 세계는 조금씩 시간과 공간의 절대적 제약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되었고, 이러한 4차 산업 혁명의 물결에 힘 입어 전통적인 대면 방식의 사회 경제적 활동은 상당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온라인 쇼핑과 배송의 비약적 성장과 네트워크 기반의 원격 진료와 재택근무의 확대는 코로나 19 이후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코로나 19의 전세계적 감염으로 인한 파장으로 교육 분야에서는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라는 물결에 휩쓸려 제대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앞으로 코로나 이후에는 전통적인 대면 방식의 교수-학습 방식에 대한 의존도가 현저히 낮아지고 온라인 원격 학습에 대한 욕구와 필요성이 상당히 증대할 것이다. 오프라인 형태가 아니면 수행이 불가능한 현장 실습이나 체험 위주의 수업을 제외한 이론 위주의 수업은 상당 부분 온라인 기반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건전한 정서 함양과 바람직한 인성 증진을 위한 대면 학습이나 실제적인 활동이 요구되는 예체능 관련 수업에서는 오프라인 학습의 형태가 지속될 수밖에 없으나, 지적 능력의 향상이나 사고적 활동의 확산을 위한 학습의 상당 부분은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많다.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이번 코로나 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 선도국으로 자리 잡아 과거 그 어느 때보다 국격이 높아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더구나 공교롭게도 이 시기에 치러진 선거로 인해 진정한 중도 진보 세력이 정치적 헤게모니를 굳건히 가지게 되어 실질적 민주주의 국가로서도 세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남북관계의 평화적 기반이 조성된다면 우리 한민족의 오랜 숙원인 홍익인간의 대의를 온 세상에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도래할 것이다.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수많은 침략에 시달리며 반만 년의 역사를 이어 온 우리 대한민국은 이번 코로나 사태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 마음껏 우리 한민족의 숨은 역량을 발휘하며 희망찬 미래를 열어 나가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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