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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쓰기 기초

수필 쓰기

by 전하진(全夏辰) 2020. 8. 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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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남들이 공감할 수 있는 좋은 글을 쓰기란 더더욱 어렵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여러가지 강좌나 지침들이 시중에 넘쳐나지만 그간 나름 대로 글을 써 오면서 깨우친 점들을 몇가지 펼치고자 한다.

우선 글이란 무엇인가? 인류가 언어를 발견(?)한 이래 수많은 세월 동안 말로 소통해 오다가 문자를 발명한 이후에야 비로소 글이 나타나게 되었다. 생각의 표현이 음성이 아니라 상징적인 문자로 표현되는 글은 보다 영속적이고 풍부한 매체로 오늘날까지 인류 문명의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글이란 우리의 생각을 드러내는 표현 매체 중의 하나이다. 매체로서의 문자가 그림이나 소리와는 달리 어느 정도 논리적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글쓰기는 보다 이성적인 표현 능력이 요구된다.

더 나아가 시나 수필, 소설과 같은 문예적인 글은 또 다른 표현 능력이 필요하기에 소위 시인이나 수필가, 소설가라는 전문적인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일명 작가라는 말을 듣기 위해서는 글을 표현하는 남다른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적어도 일반적인 글을 제대로 작성하기 위해서도 어느 정도는 기본적인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 단계적으로 어떤 능력이 필요하고 그러한 능력이나 기술들을 익힐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일반적인 글을 쓰기 위해서는 적어도 세 가지 정도의 기본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기서 일반적인 글이란 글자로 쓰여진 모든 글이 아니라 하나의 완결된 형태의 글로 어느 정도 주제를 드러내는 산문을 의미한다. 

가장 근본적이면서 일차적으로 필요한 능력은 어법에 대한 능력이다. 한글을 모국어로 쓰고 있다고 해서 어법에 맞는 글이 저절로 쓰여지는 것은 아니다. 맞춤법과 표준어 사용은 물론이고 어휘 사용에 있어서도 문법에 어긋나서는 제대로 된 글이 될 수 없다. 어법에 대한 능력이란 어법에 맞지 않는 비문을 구별해 내는 능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법에 대한 능력을 익히기 위해 어려운 문법 공부를 따로 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비문을 구별해 내는 법 정도는 갖추어야 한다. 비문을 구별해 내려면 우선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특히 긴 문장에서는 흔히 비문을 쓰기가 쉽다. 주어와 서술어가 호응이 되지 않고 따로 노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표준어 사용에도 유의해야 된다. 언어는 사회적 약속이자 의사소통의 매개체이기에 개인이나 극소수에게만 통용되는 은어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문예 작품의 경우에는 작품성을 높이기 위해 사투리나 특정 계층의 은어들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산문에서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능력은 어휘력이다. 플로베르의 일물일어설에 의하면 어떤 사물이나 상황에 맞는 적절한 어휘는 하나라고 한다. 표현할 수 있는 어휘가 풍부해야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에 맞는 어휘를 찾아내기가 쉽다. 나 자신에게 맞는 독창적인 표현도 결국은 풍부한 어휘력에서 나온다.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이나 상황에 꼭 맞는 단어를 선택하는 능력도 바로 어휘력에서 나온다. 글을 쓰기 위한 기본 능력으로 어휘력은 필수적이며 명확한 개념을 함께 터득해야 완전한 내 자신의 언어가 된다.

어휘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많은 책을 읽는 것이다. 많은 어휘를 습득하려면 폭넓은 독서 외에는 다른 방법이 별로 없다. 구양수의 삼다에서도 으뜸이 다독이라 책을 많이 읽어야 좋은 글을 쓰게 된다. 특히 우리말과 글에는 한자에서 유래된 어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한자를 익히는 것도 어휘력을 키우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현학적인 글이 반드시 좋은 글이 되지는 않기에 너무 어려운 어휘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글쓰기의 기초를 익히기에 필요한 마지막 능력은 관찰력이 아닌가 한다. 글은 생각의 표현이고 생각은 보는 데서 출발한다. 관찰하지 않고서는 생각이 일어나지 않고 생각이 일어나야 표현을 통해 글을 완성할 수 있다. 소위 작가라 불리우는 시인이나 소설가들은 일반 사람들보다 훨씬 깊이 있는 관찰력의 소유자들이다. 남들이 잘 생각할 수 없는 독창적인 안목은 남다른 관찰력에서 나온다. 아는 것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관찰력도 내면의 크기에 비례한다. 

관찰력을 키우기 외해서는 우선 내면의 확장이 필요하다. 직접적인 경험이나 독서나 시청을 통한 간접 경험이 내면 세계를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된다. 관찰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안목을 넓혀야 한다. 다양한 관점에서 사물이나 대상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세심한 관찰력과 남다른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좋은 글감이 떠오르고 나아가 한 편의 좋은 글이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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