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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쓰기 기법

수필 쓰기

by 전하진(全夏辰) 2020. 8. 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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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쓰기 위한 기본적인 능력으로는 어법에 대한 능력과 어휘력 그리고 관찰력이 필요하다. 모국어로서 습득되는 기본적인 어법보다 조금 더 체계적인 능력을 익혀 비문을 생산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상황이나 정서에 맞는 적절한 어휘를 구사하는 능력이 있어야 자기만의 글을 쓸 수가 있다. 한편으로는 항상 사물과 내면을 잘 살피는 세심함도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꼭 갖추어야 될 능력이 아닌가 한다.

어느 정도 기본적인 능력이 갖추어진다고 해서 좋은 글이 바로 뚝딱 써지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법들이 필요하다. 기법이라고 했지만 이는 능력이나 요령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의미로 글 쓰는 태도와도 관련이 있다. 그러면 어떤 기법이나 태도를 익혀야 남들로부터 공감을 얻는 좋을 글을 쓸 수 있을까?

첫 번째로 필요한 것은 진솔함이다. 솔직하게 쓰는 것이 가장 최선의 기법이 아닌가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아야 한다. 특히 수필과 같은 유형의 글은 자신에게서 비롯된 소재가 아니면 좋은 수필을 쓰기가 쉽지 않다. 읽는 이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도 진솔한 태도는 다른 어떤 기법보다도 중요하다.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이야말로 그 어떤 글보다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자신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진솔함이 없이는 많은 이의 공감을 얻기가 어렵다. 

그다음으로는 짜임새를 갖추는 것이다. 시간적 순서에 따라 표현되는 말과 달리 글은 하나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아무리 좋은 글감과 생각이 넘쳐 나도 하나의 글로 구조화되지 않으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없다. 글에 대한 개념을 무제한으로 넓혀 간단한 메모나 두서없이 나열된 원고들까지 글의 범주에 넣는다면 모르지만, 적어도 하나의 완결된 생각의 결과물로서의 글을 염두에 둔다면 짜임새 있는 글을 써야 한다. 짜임새라고 해서 틀에 박힌 고정된 글의 형식이 아니라 이는 최소한의 글의 구조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의 체계화다.

좀 더 부연한다면 낱말들이 모여서 하나의 문장이 되고 문장이 모여서 단락이 되고 단락이 모여서 한 편의 글이 되는 원칙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일견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글을 완성하기까지 제대로 된 문장이나 단락이 그리 쉽게 쓰이지 않는다. 하나의 문장을 이루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에서 벗어나는 비문들이 생각보다 많이 눈에 띄고, 단락을 이루기 위한 구성 요소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글들도 많이 보이는 게 현실이다. 주어와 술어의 호응과 단락의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실 한 편의 완결된 글을 이루는 낱낱의 단락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한 문장으로도 단락을 이룰 수 있고 상당히 긴 단락도 있다. 한 가지 생각의 덩어리가 문장이라면 단락은 생각들의 묶음이다. 단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생각들의 일관성이다. 아무런 의식 없이 단락을 나누는 것만큼 무책임한 글쓰기는 없다. 글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 글쓴이의 생각의 흐름을 좇아가는 행위가 아닌가. 단락으로 구분되는 생각의 묶음들이 일관된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면 좋은 글이 되기가 어렵다. 

세 번째로 필요한 기법은 간결함이라 할 수 있다. 글을 쓰는 데 있어서 간결함이란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 상당히 중요한 원칙이다. 특히 인상 깊은 좋은 글을 쓰려면 군더더기를 최소화해야 한다. 먼저 형식의 간결함이란 문장과 단락의 최적화 기법이다. 생각의 덩어리로서의 문장은 짧을수록 효과적이다. 단락에 있어서도 최소한의 문장으로 한 묶음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소한의 필수 요소들로만 문장이나 단락을 구성하는 것이 형식의 간결함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내용에 있어서도 간결함이 필요하다. 한 편의 글에는 하나의 일관된 흐름이 지배해야 한다. 한 문장에는 하나의 생각이 담겨야 하고, 한 단락에는 일관된 생각들이 묶여야 한다. 간결하다는 것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다는 말과 같다. 주제가 뚜렷하고 복합적이지 않아야 내용의 간결함을 이룰 수 있다. 한 문장 속에 전혀 다른 생각이 공존하거나 한 단락 속에 서로 상반된 문장들이 함께 섞인다면 좋은 글이 되기가 어렵다. 단락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뚜렷한 하나의 목표를 향해 짜여 있을 때 한 편의 좋은 글이 만들어진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태도는 공감을 불러오는 배려하는 마음이다. 독자의 입장을 생각하며 글을 쓰고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를 다루는 것이 배려하는 글쓰기다. 자기만의 내밀한 고백이나 하소연은 일기에 담는 것이 낫다. 적어도 동시대인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글을 쓰고자 한다면 간절하면서도 절실한 주제를 자신만의 색깔을 지닌 한 편의 글로 구조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독자들로 하여금 또 하나의 참신한 생각의 흐름을 얻게 한다면 이미 당신은 훌륭한 작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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