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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기

여행 이야기

by 전하진(全夏辰) 2020. 8. 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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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역사를 살펴보면 개국 이후 기원전 1세기 때 한나라에 복속되어 천 년 동안 중국의 영향 아래 놓여 있다가 10세기 중반 독립한 이래로 19세기까지 여러 왕조를 이어가며 통킹만과 남중국해 해안을 차지해 왔다. 19세기에 불어닥친 서구 열강의 식민 정책으로 인해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에 속해 지배를 당해 오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야 독립이 되었으나, 북부는 동남아 최초의 공산주의 정권인 월맹이 남부는 미국이 지원하는 월남으로 17도선을 경계로 분단된다. 1964년 통킹만 사건으로 시작된 베트남 전쟁은 1975년 남부 사이공의 함락으로 끝나고 남북이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통합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남북으로 길게 S자 모양의 해안에 형성된 인구 1억의 베트남은 분단의 아픔을 겪었고 수많은 외침을 다 이겨낸 국가로 우리나라와 많이 닮아 있기도 하다.

2019년 1월 중순 베트남 다낭과 호이안을 다녀왔다. 다낭은 위도상으로 거의 16도에 위치해 있으니 베트남의 한가운데라 할 수 있다. 인구 100만의 대도시인 다낭은 베트남에서는 가장 큰 항구도시라 2017년에는 아펙 정상회담이 열리기도 했다. 베트남 전쟁 당시에는 미군 기지가 있었고 우리 해병 청룡부대도 인근에 주둔했던 곳이기도 하다. 다낭 남쪽에 있는 인구 8만의 호이안은 옛 문화를 잘 간직하고 있는 도시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4박 5일 일정으로 다낭과 호이안을 다녀온 일정을 적어본다.

[첫째 날]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밤 비행기라 다낭 공항 도착이 현지 시간으로 새벽이기에 바로 숙소로 가서 짐을 풀었다. 인근에 핑크 성당과 한시장이 있는 다낭 시내의 사노우바 다낭 호텔을 미리 예약해 두었다.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그랩(Grab)을 이용해서 싸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택시를 이용하려면 언어도 잘 통하지 않고 가격도 조정하기가 어려워 주로 그랩을 이용하게 된다. 그랩은 우버 택시와 같은 것으로 개인 운전자와 직접 연락해서 목적지로 이동하는 편리한 수단이다. 목적지를 미리 앱에 등록해 놓기에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가능하고 비용도 택시보다는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사노우바 다낭호텔 로비

[둘째 날]

호텔 조식을 먹고 짐은 호텔에 파킹해 놓고 걸어서 다낭 대성당으로 갔다.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시대인 1923년에 건축된 성당으로 외벽이 핑크색으로 되어 있어 핑크 성당이라고도 하며, 회색 닭 모양의 풍향계가 돌아가는 독특한 지붕으로 인해 현지인들은 닭 성당이라고도 한다. 성당을 둘러보고 난 후에는 바로 인근에 있는 한시장으로 향했다. 한시장은 역시 식민지 시대인 1940년에 개장한 다낭 최대 규모의 종합시장이다. 1990년에 리모델링해서 2층 4개 구역에 총 500개의 점포가 입점해 있다고 한다. 한시장에서 몇 가지 의복을 산 후에 인근 한강으로 갔다. 강변에서 바라보는 용다리를 보고 주변 콩카페에서 커피 몇 잔 주문해서 마신 후 호텔로 돌아와 다음 숙박지인 하이안 비치 호텔로 역시 그랩을 불러 이동했다. 비케 해변에 인접한 호텔이라 바다가 바라보이는 경관이 볼 만했다. 짐을 맡겨 놓고 점심을 먹으러 냐벱 식당으로 향했다. 베트남식 요리가 괜찮다는 리뷰를 믿고 주문을 했다.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 괜찮은 요리들이라 맛있게 먹고 해변길을 따라 호텔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해변 그늘막을 이용하려고 음료수를 주문해 놓고 바캉스를 즐기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시원하게 휴식을 즐겼다.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늦은 저녁은 룸서비스로 몇 가지 주문해서 먹었는데 저렴하면서도 입맛에 맞았다. 발마사지로 하루의 피로를 풀고 둘째 날의 일정을 마쳤다.

핑크 성당과 냐벱 식당 요리
한강 용다리 전경과 미케 비치

[셋째 날]

조반은 역시 호텔 뷔페로 먹고 날씨가 괜찮아 바나힐로 향했다. 짐은 호텔에 맡겨 두고 그랩을 불러 바나힐로 올라갔다. 바나힐은 프랑스령 시대인 1919년에 다낭의 더위를 피해서 프랑스인들이 개발한 휴양지로 해발 1,500미터에 조성된 유럽식 리조트이다. 베트남 독립 후에는 폐허로 방치되어 있다가 1998년에 휴양지로 다시 개발하여 사원과 놀이시설도 함께 있는 관광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2018년 6월에는 골든 브릿지를 조성해 많은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있는 바나힐로 장장 20분간의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 골든 브릿지를 구경하려고 중간에 한 번 내려서 멋진 조형물과 다리를 배경으로 연신 사진을 찍으며 환상적인 풍광에 매료되었다. 바나힐 정상에 올라 몇 군데 구경하다가 리틀 도쿄에서 바비큐와 초밥으로 미각을 돋우고 바나힐의 명물인 레일바이크를 체험하려고 했으나 날씨가 좋지 않아 포기하고 실내 놀이기구인 번지드롭으로 스릴을 만끽했다. 아찔한 케이블카로 다시 입구로 내려오니 그랩 기사가 아직 대기하고 있어서 호텔로 가서 짐을 찾아 호이안의 센트럴 부티크 호텔로 향했다. 날이 어둑해져서 호이안 야시장으로 향했다. 휘황찬란한 등불이 강변을 온통 메꾸고 있는 야시장의 장관을 내려다보며 와인 전문식당인 라이스 드럼에서 베트남 요리의 진수를 맛보았다. 소원의 등을 사서 배를 타며 강물에 띄우고 호텔로 돌아왔다. 멋진 수영장이 있는 호텔이지만 날씨도 약간 서늘하고 시간도 별로 없어 물에 들어가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바나힐의 골든 브릿지와 정상의 광장
호이안 강변 야경과 라이스 드럼 식당 요리

[넷째 날]

호텔 조식으로 요기를 채우고 그랩을 불러 코코넛배를 타러 강으로 갔다. 2인용이며 사공이 따로 있어 세 명이 한 배를 타는 셈이다. 강을 따라 저어가다가 넓은 강으로 나오니 관광객을 위한 쇼가 벌어지고 흥겨운 한국 가요가 울려 퍼진다. 사공 아저씨가 코코넛잎으로 반지와 왕관도 만들어주며 연신 노를 젓는다. 한 시간 정도 뱃놀이하고 나서 그랩으로 안방 비치로 향했다. 고운 모래사장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 비치파라솔 아래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일광욕을 즐기며 누워 있다. 저 멀리 다낭의 미케 비치도 보이는 그야말로 끝없는 해변의 연속이다. 안방 비치의 맛집인 소울 키친에서 맛난 점심을 먹고 호이안 올드 타운으로 이동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구도시의 야시장을 둘러보고 어제 못 간 강 건너편으로 가서 길가의 카페에 앉아 느긋하게 휴식을 취했다. 맛집 검색으로 찾은 호이안의 나항 식당에서 와인과 칵테일을 곁들이며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즐겼다. 주말이라 관광객들로 붐비는 호이안의 야시장에서 몇 가지 선물을 산 후 걸어서 호텔로 돌아왔다. 마침 호텔 내 마사지숍에서 1+1 이벤트를 하길래 전신 마사지를 받고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코코넛배와 안방 비치
호이안 올드타운과 나항 식당 요리

[마지막 날]

아침 조식을 먹고 롯데 마트로 이동했다. 다낭 공항 옆이라 선물도 사고 저렴하다고 해서 쇼핑을 나왔다.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마트에서 베트남 원두커피와 과자들을 좀 사고 점심은 마트 내 식당에서 주문했는데 베트남 요리가 잘 나왔다. 그랩을 불러 다낭 공항으로 이동했고 밤늦게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다낭 롯데마트 내 식당 베트남 요리

[마무리]

이번 베트남에서의 4박 5일은 힐링 휴가로 알차게 보낸 여행이었다. 박항서 감독의 매직 축구로 한류가 붐을 일으키는 현장에서 순박한 베트남 사람들의 모습과 거리에 넘치는 바이크의 범람을 보며 활기찬 베트남을 만끽하고 돌아왔다. 저렴하면서도 힐링이 넘치는 자연과 더불어 겨울 휴양지로서 너무나 안성맞춤인 다낭을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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