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흔적
어릴 때부터 일가친지들을 자주 찾아다녔다. 고모가 두 분, 이모가 세 분, 외삼촌이 두 분이었으니 사촌들도 많았다. 반세기가 흐르는 동안 지금은 고모 한 분, 이모 한 분 그리고 외숙모님 한 분만이 살아 계신다. 큰아버지가 계셨다고는 하나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자식 없이 돌아가셨으니 아무 기억이 없다. 큰고모님은 화원 홈실에 사셨는데 내가 어릴 때에 돌아가셔서 흐릿한 기억만 남아 있다. 작은 고모님은 지금 혼자 구미에 사시는데 자식이 없으셔서 옆에서 보기에도 적적하시다. 남아 계신 분들 모두 다 세월의 흔적을 속일 수는 없는가 보다. 사촌형제가 없는 친가와는 달리 외가 쪽은 육 남매였으니 자식들도 많았다. 지금도 외가 쪽 사촌들은 해마다 한 번 씩 모임을 가질 정도로 우애가 돈독하다. 그도 그럴 것이 어..
에세이 마당
2020. 8. 20. 09:20